상처와 드레싱 4 (상처가 낫는 방법)
안녕하세요.
오늘은 상처가 낫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살아오면서 한번쯤 까진 경험, 찢어진 경험 등등 있으실 것입니다.
우리몸은 상처가 발생하면 낫는 기전이 있는데 그 기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1. 출혈기 (bleeding) - 피가 먼저 납니다.
2. 염증기 (Inflammation) - 아픕니다. 1주일 정도까지 지속됩니다.
3. 증식기 (proliferation) - 상처가 쪼그라들고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3일 째부터 시작해서 1달정도까지 지속됩니다.
4. 리모델링기 (Remodeling) - 상처가 아물면서 흉조직이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이렇게 복잡한 것을 보면 벌써부터 어지럽죠.
천천히 조금만 더 자세히 가봅시다. 각각의 단계는 완벽히 나눠지는 단계는 아니고 상당한 오버랩 기간들이 있다는 점 명심하세요. 염증기가 끝나면 증식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염증기 도중에 증식기가 오버랩 기간을 거치면서 넘어가는 것 입니다.
염증기 - 호중구, 대식세포, 림프구 등이 뛰쳐 나오는 시기입니다. 상처가 나면 아픈 것은 이런 세포들이 내뿜는 인자(factor)들 때문에 신경들이 자극받아서 아픈 것 입니다. 염증기를 벗어나게 되면 통증은 많이 줄어듭니다. 즉 상처가 나고 3일째까지 가장 아프고 이후 한 7일까지 통증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증식기 - 상처가 급속도로 사이즈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상처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증식기에서
a. 구축(Contracture)
b. 재상피화(re-epitheialization)
c. 육아조직 형성(granulation tissue formation)
때문에 발생합니다.
구축 - 상처가 쪼그라 드는 것 입니다. 당연히 당기는 느낌이 있습니다.
재상피화 - 주변부터 연분홍색의 새살이 돋아나는 과정입니다.
육아조직 형성 - 상처의 기저(base)부터 우리 피부와는 사뭇 다른 살이 차오르는 과정입니다.
치료전의 상처 사이즈가 치료 후에 줄어듭니다. 줄어들면서 동시에 주변으로 부터 연분홍색의 얇은 피부막이 형성되는 데 이것이 재상피화입니다. 동시에 바닥도 몽글몽글한 진한 핑크색의 조직으로 차오르는 데 이것이 육아조직 형성입니다. 이 세가지 기전에 의해서 기본적인 상처는 낫습니다.
리모델링기(Remodeling)
상처가 리모델링이 이뤄지면서 흉살로 변경되는 과정입니다. 얇은 재상피화된 피부는 정상피부처럼 색과 촉감이 바뀌어 나가고, 육아조직이 딱딱해졌다가 살살 풀어집니다. 이 기간은 6개월이상 지속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창상 치유 과정에서 질문하는 것들을 열거해 보고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1. 상처가 오랫동안 낫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2. 찢어진 상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3. 흉터의 발생 이유는 무엇인가요? 흉터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1. 상처가 오랫동안 낫지 않습니다.
상처는 급성창상과 만성창상으로 나뉩니다.
# 급성창상 - 4주가 지나지 않은 창상
# 만성창상 - 4주가 지나도록 낫지 않는 창상
오랫동안 낫지 않는다는 것은 만성창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처가 낫는 과정은 (어느정도 오버랩이 있지만) 염증기>증식기>리모델링기를 거쳐서 진행됩니다. 특히 상처의 사이즈가 줄어드는 것은 증식기의 구축, 재상피화, 육아조직형성 단계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만성창상은 이러한 특정 단계가 진행되는데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계를 진행하는데 문제가 된 원인은 다양합니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상처가 원활히 낫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예를들어 봅시다.
a. 당뇨발 - 당뇨에 의해 상처가 낫는 프로세스에 제한이 걸린 것 입니다. 당이 잘 컨트롤 되어야 합니다.
b. 정맥성 궤양 - 정맥은 피의 역류를 방지하는 Valve가 있는데 대부분 이 valve가 문제가 발생해서 그렇습니다. 피의 역류를 방지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c. 동맥성 궤양 -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들어서 피가 잘 흐르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혈관에 피가 잘 흐르도록 해줘야 합니다.
d. 욕창 - 압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압력이 분산되도록 혹은 가해지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e. 감염 - 균 때문이니, 균을 잡아줘야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각각의 원인(당뇨, valve 문제, 감염 문제 등등.)이 저 위의 증식기의 어디에 작용해서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너무 전문적이라서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병원생활하면서 발목에 생겨 오랫동안 낫지 않은 상처로 내원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병원에서 소독을 열심히 했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정맥성 궤양인 경우 였는데, 밸브 문제라고 생각하고 아주 타이트하게 피의 역류를 방지하는 드레싱을 하니 몇주 뒤 힐링되어 가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습니다. 즉 이렇게 원인을 잘 감별해서 제거해 준다면 만성창상은 다시 정상 창상치유 프로세스를 밟아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만성창상의 원인이 제거되면 바로 힐링 과정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멈춰있는 증식기의 맛이 가버린 세포들을 적절히 제거(데브리망)을 해줘야 합니다. 즉 상처를 염증기로 다시 만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상처 힐링 프로세스를 거치도록 해줘야 합니다.
또한 사이즈가 너무 큰 상처 같은 경우는 정상 상처 치유 과정을 겪는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매우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버티는 것에 기대면 안됩니다. 재상피화는 상처의 경계에서부터 차오르는 것이고, 구축 또한 상처의 사이즈를 쪼그라들면서 줄이는 것입니다. 상처가 엄청 크다면 그 한계가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처가 줄어들다가 세포들이 맛탱이가 가버리면 더이상 줄어드는 것에도 한계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육아조직 형성은 상처의 바닥에서 차오르는 것인데, 시간으로 버티기만 하면 이 육아조직이 과다하게 형성되고, 상처 힐링을 오히려 방해하게 됩니다.
육아조직을 적당히 절제해나가면서 계속 적절한 조직 제거(데브리망)을 하면서 버티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의료진도 힘들고 환자도 힘듭니다. 이러한 경우엔 적당히 절제해내고 성형외과 선생님과 상담하에 조직이나 피부를 이식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찢어진 상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3. 흉터의 발생 이유는 무엇인가요? 흉터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두가지 주제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상처의 치유는 어렵고 내용이 많지만 최대한 압축해서 액기스 위주로 공부해 나가고 있습니다. 끝까지 따라오시면 상처에 두려움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향해' 화이팅